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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

동물 ‘보호’→‘복지’로 정책 개편…“농장·실험동물은 빠져” 비판도

등록 :2022-12-06 14:25수정 :2022-12-06 20:48

농식품부, 6일 동물복지 강화방안 발표
지난해 2월 동물단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빠른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의식의 제고로 2015년 이후 일년에 한 번꼴로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대해 정부는 6일 이를 동물복지법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동물단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빠른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권과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의식의 제고로 2015년 이후 일년에 한 번꼴로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대해 정부는 6일 이를 동물복지법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가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동물복지법’을 제정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내에 이를 다루는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동물복지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동물단체는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정작 열악한 환경에 처한 돼지·닭 등 농장동물과 실험동물의 복지 강화 방안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농식품부는 기존의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개편하고, 이 법체계를 취한 영국, 독일 등 선진국 사례를 검토해 2024년까지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동물복지를 내세운 것은 큰 틀에서 동물을 ‘보호’하겠다는 것과 달리 동물의 삶(복지) 구석구석을 법으로 챙기겠다는 뜻이어서, 국내 동물정책의 전환으로 볼 수 있다. 송남근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지난달 30일 사전 설명회에서 “동물복지법으로 통합 제정하는 방안 그리고 동물복지법을 제정하고 동물학대와 농장동물 등 개개 법률을 따로 두는 방안 등 두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법 제정 과정에서 동물을 소유물로 보는 용어도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동물복지법에는 동물단체가 요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반려동물을 충동적으로 입양하는 걸 막기 위해 입양 전에 교육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동물 수입∙판매∙장묘업을 내년 4월부터 허가제로 전환하고, 동물전시∙미용업도 허가제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업장 내에 폐쇄회로 티브이(CCTV) 설치를 의무화해 동물학대를 예방하고, 반려동물 생산∙판매업은 거래내역을 신고하도록 해 불법 번식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동물 학대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우선 동물 학대를 ‘상해∙질병 유발 여부’로 좁게 보던 것에서 ‘고통을 주는지 여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물 학대 행위자의 경우 기존에는 형사처벌을 받고 벌금 내는 것으로 끝났지만, 농식품부는 이들이 내년부터 ‘동물학대 재발 방지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하는 한편 이들의 동물 양육을 제한하는 제도를 2024년까지 도입할 방침이다.

밀집사육 농장의 산란계들은 좁은 케이지 안에서 평생을 살며 달걀을 생산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밀집사육 농장의 산란계들은 좁은 케이지 안에서 평생을 살며 달걀을 생산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또한, 2020년 ‘애린원 사태’처럼 민간의 동물보호 활동이 애니멀호딩(능력을 넘어서도록 동물을 데려와 키우는 행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내년 4월부터 민간동물보호시설의 신고제가 도입된다. 20마리 이상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시설은 시설∙운영 기준을 갖춰 신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애린원은 국내 최대 규모 사설 유기 동물보호소였지만, ‘개들의 지옥’라고 불릴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 내년부터는 산불, 지진 등 재난이 났을 때 반려동물 대피요령을 지방정부별로 마련하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동물복지 전반에 관해 다루는 ‘동물복지환경정책관실’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동물학대 및 유기 방지, 맹견 등 안전관리, 동물의료,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전담한다.

동물단체는 이번 동물복지 강화 방안의 방향과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가장 열악한 삶의 질에 처한 농장동물과 실험동물 대책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 등 동물복지 선진국에서 복지는 대개 농장동물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번 방안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동물복지가 자칫 반려동물만을 위한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어 보인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복지 업무를 기존 ‘과’에서 ‘국’으로 높인 것은 향후 동물복지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연간 수십억마리가 도축되는 농장동물의 삶 전반에 대한 정책 방향이 제시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어 “현재 제시한 (반려동물)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될지 의문”이라며 “현장에선 전담 인력의 부재로 정책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어, 방안 못지않게 실행력의 강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과 관련해 송남근 정책관은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높다”며 “이번에는 반려동물 복지의 틀을 잡고, 다음에 농장동물을 중요하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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